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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전나무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야기.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성장하길 원합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 어제보다 더 큰 성과, 그리고 멈추지 않는 경쟁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이러한 삶의 방식이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지나친 미래 지향적 사고는 지금의 행복을 놓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안데르센의 동화 「전나무」는 바로 이런 현대인의 삶의 태도를 정교하게 비추는 이야기입니다.
「전나무」는 단순한 나무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린 전나무가 점점 더 자라고, 언젠가는 자신이 중요하고 멋진 존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현재를 무시하고 미래만 좇는 태도를 상징적으로 그려냅니다. 그는 주변의 풍경이나 계절, 새들의 노래보다 자신이 얼마나 키가 크고, 어디로 옮겨질지에만 관심이 있었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꿈꾸던 순간이 찾아왔을 때, 그것은 끝을 의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안데르센의 「전나무」를 다시 들여다보며, 무조건적인 성장에 집착할 때 우리가 잃게 되는 것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단순한 동화 한 편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인생의 중요한 질문들이 숨어 있습니다.
1. 현재를 즐기지 못한 전나무 – 더 큰 세상만을 갈망하다
전나무는 숲 속에서 자라며 주변의 작은 식물들, 바람, 햇살, 눈, 비, 그리고 계절의 변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주변의 생명들이 함께 자라 가고, 작은 새들이 가지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순간에도, 전나무는 오직 ‘내가 더 자라야 해’라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어린 나무로써의 시간을 즐기기보다는, 하루빨리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이죠.
이러한 전나무의 태도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유년 시절이나 지금의 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보다, 더 나은 대학, 더 높은 직위, 더 많은 수입이라는 목표만을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곤 합니다. SNS에는 타인의 성과와 비교할 수밖에 없는 정보들이 가득하고, ‘지금 여기’보다는 ‘어디까지 도달했는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나무는 결국 자신이 바라던 ‘더 큰 세상’, 즉 인간들에 의해 잘려져 나가 크리스마스트리로 집 안에 옮겨지는 순간부터 자신의 진짜 의미를 상실하게 됩니다. 그토록 원하던 미래가 찾아왔지만, 그것은 오히려 자신을 소비하고 버리는 과정이었습니다. 동화는 이를 통해 성장과 성취가 곧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2. 인생의 정점에서 찾아온 허무 – 전나무의 끝은 왜 슬펐을까?
전나무는 크리스마스가 되자 사람들의 손에 의해 집 안으로 옮겨졌습니다. 화려한 장식과 반짝이는 촛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공간에서 그는 마침내 자신이 원하던 순간이 도래했음을 느꼈죠. 처음에는 그것이 영광이라 여겼고, 자신이 이제야 진정한 존재가 되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고 축제가 끝난 후, 전나무는 사람들이 자신을 잊어버리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토록 꿈꾸던 순간이 단 며칠에 불과했고, 그 이후 그는 창고에 내팽개쳐지거나 불쏘시개로 쓰이는 운명을 맞이합니다. 이 비극적인 결말은 삶의 정점이라 여겼던 순간이 얼마나 덧없고 일시적인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과정을 즐기지 못한 삶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죠.
많은 사람들도 목표를 달성한 후 공허함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승진, 결혼, 졸업, 혹은 큰 프로젝트의 성공 후에도 허무함이 밀려오는 경험은 낯설지 않습니다. 그것은 ‘목표 달성’ 자체가 행복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나무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삶을 즐기지 않았습니다. 숲 속의 바람, 겨울의 눈, 여름의 햇살을 느끼는 그 순간순간이야말로 진짜 인생이었는데, 그는 그 모든 것을 뒤로한 채 오직 미래만 좇다 결국은 짧은 영광과 함께 소멸하고 말았습니다.
3. 지금 이 순간의 가치 – 전나무가 우리에게 전하는 마지막 이야기
동화 「전나무」는 단순한 교훈 이상으로, 삶의 본질을 묻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왜 살아가는가? 어떤 삶이 더 의미 있는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전나무는 자신이 잘리고 버려진 후에서야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며 그것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닫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어버린 상황이었습니다.
우리가 현재를 무시하고 미래만을 좇는다면, 결국 전나무처럼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에야 비로소 소중함을 인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고요한 순간, 반복되는 일상 속 따뜻한 커피 한 잔, 창밖의 나뭇잎 흔들림, 사랑하는 사람의 웃음이야말로 인생을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미래는 분명 중요하지만, 그것이 현재의 희생 위에만 존재해야 한다면, 우리는 진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전나무는 말하지 않지만, 우리에게 조용히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자라나는 지금, 흘러가는 이 순간, 너는 얼마나 감사하고 있니?”
그 질문 앞에서 우리는 잠시 멈추고, 지금 내 앞에 놓인 삶의 소중함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목표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의 기쁨, 감정, 관계를 기억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 깊고 진한 행복을 만들어 줍니다.
성장만을 좇던 전나무가 남긴 가장 인간적인 교훈
안데르센의 「전나무」는 우리 인생의 방향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동화입니다. 전나무는 항상 더 나은 내일만을 바라봤고, 그로 인해 지금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누리지 못한 채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는 살아있었지만, 진정한 삶을 살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 속 전나무의 운명은,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현대인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릅니다.
삶에서 성취와 성장만을 추구하다 보면, 정작 소중한 것들을 놓치기 쉽습니다. 일상 속 기쁨,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마음의 여유… 이런 것들이야말로 삶의 질을 결정짓는 요소입니다. 전나무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지금, 얼마나 현재를 살고 있나요?"
성장의 여정을 멈추지 않되, 그 길 위에서의 매 순간을 충분히 음미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짜 행복한 사람 아닐까요? 전나무가 남긴 교훈을 마음에 새기며, 오늘 하루도 ‘지금 여기’에서 나만의 꽃을 피워보시길 바랍니다.